당시 중국의 오(吳:229년 건립)나라에는 위대한 불법이 전파되기 시작하고 있을 뿐, 그 가르침의 영향은 아직도 먼 장래에 있었다.
승회(僧會)는 진리를 강좌(江左) 지방에 널리 펴 불사(佛舍)를 건립하고자, 석장(錫杖)을 짚고 행각(行)하여 동쪽으로 향
하였다.
적오(赤烏: 오나라 손권의 연호) 10년(247)에 처음으로 건업(建) 땅에 이르러 모옥(茅屋)을 짓고 불상(佛像)을 안치(安
置)하고 불도(佛道)를 몸소 실천하였다.
이 때 오나라에서는 승려(僧侶)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처음있는 일이요. 또 외형으로 보아 불도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다만 그것을 기괴(奇怪)한 일이라고 의심하는눈초리로 보는 상황이었다.
어느 때 한 관원이 손권(孫權)에게 상주(上奏)하였다.
"서역(西域) 사람이 국경을 넘어와 사문(沙門) 이라 칭하는데, 그 차린 모양새가 보통 사람과는 다릅니다. 마땅히 조사해 볼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말을 들은 손권은
"옛날에 한(漢)나라 명제(明帝)는 어느 신령이 부처라고 칭하는 것을 꿈에 보았다고 하던데 그 사람이 행하는 것이 그 유풍(遺風)이 아닐까.
고승전(高僧傳)하고는 승회(會)를 불러들여 물었다.
"대체 어떤 영검(靈驗)이 있다는 것인가!"
이 물음에 승회가 대답했다.
"부처님이 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천 년이 지났습니다만 유골(遺骨)인 사리(舍利)는 불가사의한 광채를 발하여 모든 것을 비추고 있습니다. 옛날에 아쇼카 왕(阿育王)이 8만4천 개의 불탑(佛塔)을 세웠는데 탑사(塔寺)를 건립하는 일은 그 유업(遺業)을 표창하고자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손권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승회에게 말했다.
"만약 사리를 구할 수 있다면 그 사리를 위해 탑을 건립하겠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허황된 말이라면 나라에 정해진 형벌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에 승회는 이레 동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는, 돌아와 동료들에게 말했다.
"불법을 전파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일은 이 일이 제대로 들어맞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온 정성을 다 기울이지 않고 나중에 다시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조용한 방에 들어앉아 정진결재(精進潔齋) 하면서, 구리로 만든 병을 상 위에 모시고 향을 피워 간절하게 소원하였다. 그러나 이레가 되어 약속시간이 지났건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에 승회는 손권에게 다시 이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청하여 허락을 받았으나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손권은 사람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화를 내며 약속대로 처벌하겠다고 하였으나 승희는 다시 간절하게 이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청하였다.손권은 한번 더 그 청을 들어주었다.
승회는 비장한 각오로 동료들에게 공자(孔子)는 '문왕(文王)은 이미 세상에 없지만 그의 유업(遺業)은 여기 있지 않은가.' 라고 말했다. 부처의 영감이 반드시 나타나겠지만 우리에게 느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굳이 임금의 형벌을 기다릴 것까지 없다. 목숨을 걸고 정성을 다해 기원해야 한다."
라고 말하고는 일심정력을 다해 기도하였다.
삼칠일인 스무 하루가 다 저물어 가도 아직 아무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다. 모두가 두려움에 몸을 떨면서 밤을 새우는데, 먼동이 트는 새벽 오경(五更)이 가까워오자 갑자기 병 속에서 당그랑댕그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승회가 달려가 병 속을 들여다보니 과연 생각했던 대로 병 속에 사리(舍利)가 들어 있었다. 사리는 다음날 아침에 손권에게 바쳐졌다.
조정에 모인 모든 사람이 병을 들여다 보았는데 병 속에서 오색영롱한 광채가 비쳤다.
손권이 병을 들어 구리쟁반에 올려놓았더니 사리가 닿은 자리는 모두 부스러졌다.
손권은 황공한 생각이 들어 벌떡 일어나서 감탄하였다.
"이 얼마나 보기 드문 상서로운 일이냐.
승회가 한 걸음 나아가 아뢰었다.
&사리의 영묘(靈妙)한 징험은 다만 불가사의한 광채를 발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진실로 우주의 종말을 고하는 맹렬한 불 속에서도 타는 일이 없습니다. 또한 모든 것을 때려부술 수 있는 금강석으로 만든 몽둥이로도 이것을 부술 수 없습니다."
손권이 그것을 시험해 보라고 명하였다. 승회는 다시 사리함을 앞에 놓고 기원했다.
"법운(法雲)이 바야흐로 덮이기 시작하면 모든 생명이 그 은택을 입습니다. 바라옵건대 다시 한번 불가사의한 법령(法靈)을 드리워 널리 그 위령(威靈)을 보여 주소서."
사리를 쇠로 만든 대()위에 얹어놓고 완력이 강한 장사를 시켜 내리치게 하였는데, 쇠로 만든 대가 우묵하게 패이고 쇠망치가 부숴졌건만 사리는 까딱없이 그대로 있었다.
손권이 몹시 감복(感服)하여 그 사리를 봉안(奉安)하기 위하여 탑을 세우고 절을 건립하였는데, 처음으로 세운 절이라 하여 절 이름을 건초사(建初寺)라 하였다. 그리고 그 고장을 불타리(佛陀里)라 불렀다. 이리하여 강좌(江左) 지방에 위대한 불법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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